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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주머니] 나는 부족한 사람,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숨쉬다 2019. 8. 28. 23:44
삶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 요즈음.
최근 들어 나에 대한 안 좋은 점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나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들만 신경 쓰고
타인의 시선도 더 의식하게 되었다.
사실 그렇다는 것을 알아챈 것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고등학교 시절 이후로 이렇게까지 심했던 적이 없었다.
용산에서 서대전으로 향하는 밤기차.
유리창으로 창밖을 바라보다 문득
유리창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본다.
요새는 왜 그렇게 거울을 보기가 싫은 건지..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의 내면도, 외면도.
나의 용기 없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고,
내 코가 마음에 들지 않고,
내 체형이 마음에 들지 않고,
내 부족한 말솜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다 문득 나와 눈이 마주친다.
나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
사실 이 생각은 어렸을 때부터 있었다.
나는 항상 친절한 사람 이어야 하고 성실해야 하며
능력 있고 멋있는 사람 이어야 한다는, 이고 싶다는
혼자만의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나름대로 떨쳐냈다고 생각했는데,
변화와 용기가 필요한 시기가 오니
다시 스멀스멀 올라온다.
바라는 이상은 많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괴리감 때문에 더욱 우울해진다.
나 자신이 불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나부터 열까지.
나와 눈을 마주치고 있는
이 사람은 누구지?
나구나.
나는 왜 나를 싫어하지?
울컥 눈물이 나온다.
눈을 계속 바라본다.
나는 언제부터 나 자신의 조건을 따졌는가?
언제부터 내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부정해왔는가?
그리고
언제부터 나에게 다른 사람보다도 못한 대우를 해주고 있었는가?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이 참 딱하다.
가장 소중한 친구인 나를
왜 이렇게 힘들게 했을까.
미안해. 고마워.
나는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사람이라는 말에도
완벽하지 않다는 뜻이 들어있다.
그 사실을 인정한 순간
나를 보는 불편함이 눈 녹듯 사라진다.
마치 머릿속 필터가 벗겨진 듯이.
미안해. 고마워.
그 자체로 충분해.
잊지 말자.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타인보다도, 그 누구보다도 아껴야 할 사람은 바로 나라고...
누구보다 아껴주고 보듬어주어야 할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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