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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기록] <독서모임 꾸리는 법>
    읽다 2020. 7. 1. 09:23

    <독서모임 꾸리는 법> 원하나 지음

     

    읽은 날짜 20200630

    코로나 사태가 번지고 생활이 집안에 한정된 이후로 줄곳 뭔지 모를 외로움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독서 모임과 운동 모임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나를 꿈꿨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그 꿈은 계속해서 뒤로 미뤄지고 있었다. 생각보다 사태가 지속되자 은근한 압박감과 함께 원하는 삶을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러다가 바로 어제 <놓치고 싶지 않은 나의 꿈 나의 인생>을 읽으면서 나의 사회적인 활동이 너무 결여되었다는 생각이 올라왔고, 그 생각은 이루지 못한 독서모임이라는 꿈을 다시 떠오르게 해 주었다.

     

    사실 이 책은 한창 독서모임을 꿈꾸고 있었던 작년 말에 구매했던 책이다. 모임을 만들어야지 만들어야지 생각만 하고 있다가 장기여행을 다녀오고 코로나 사태까지 번진 것이다. 책장 속 자그마한 공간을 쓸쓸히 차지하고 있었던 책은 한동안 빛을 보질 못했다. 오랜만에 나의 꿈이 떠오른 만큼 어떻게 해서든 모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과의 만남을 자제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하여 생각한 것이 바로 렌선을 통한 독서모임이다. 가장 하기 좋은 때는 바로 지금이라고 했다. 우선 친구들에게 독서모임을 기획할 거라고 예고한 뒤 기억 속에서 잊혔던 책을 다시 더듬더듬 꺼내 읽어갔다.

     

    작은 사이즈의 심플하고 모던한 디자인을 가진 이 책은 앉은자리에서 정말 부담 없이 모두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한 책이다. 마치 전자책을 옮겨놓은 듯한 느낌이다. 땅콩문고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은 모두 이런 식으로 통일된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든다. 전체적인 책 표지의 디자인도 간단하고 임팩트 있는 일러스트와 색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러스트에 테두리 선이 없는 느낌을 좋아하는 나의 취향에 맞는다.

     

    저자는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꾸준히 독서모임을 꾸리며 탄탄한 경험을 쌓아왔다. 지난 6년간 200회가 넘는 독서 모임을 진행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작은 책을 통해 아낌없이 알려준다. 독서모임 만들면서 사람들을 어디서 어떻게 구해야 할지부터 모임이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심지어 다양한 모임 테마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생각보다 이 부분이 더욱 도움이 되었다.) 책의 제목에 걸맞게 나는 이 책을 앉은자리에서 후다닥 읽고 나서 바로 독서모임을 기획할 수 있게 되었다.

     

    평소에 경제에 대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유연하게 실천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각한 것이 바로 경제 독서 모임이다. 모임의 이름은 "경제 읽는 청년들"이라고 해서 "경청"이라고 정했다. 서로의 말을 경청하자는 의미도 내포해 있다! 총 6개월의 모임을 구성했으며 일주일에 한 번씩 화상으로 모여 함께 책을 읽고 마지막 주에 책을 선정한 사람이 발제를 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기획했다. 한 달에 한 권의 경제책을 함께 완독 할 생각이다.

     

    독서모임은 처음 기획하는 거라서 같은 그룹에 있는 친구들에게 물어봤는데, 사실 예상했듯이 인기가 많지 않아서 조마조마하고 있다. 그래도 벌써 한 명의 친구가 지원했다!! 하하! 다른 친구들에게도 물어봐야 하나 고민 중이다. 화상 모임은 구글 미트(Google Meet)라는 간편한 프로그램(?)이 있어서 (코로나 사태 때문에 9월까지 모든 기능을 무료로 한다고 한다.) 구글 미트를 사용하기로 했다.

     

    사실 내가 이렇게 독서모임을 기획하게 된 것은 독서모임에 대한 나의 생각이 변하는 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생으로서의 마지막 학기를 지내면서 예전의 나라면 상상도 못 할 수업을 들었다. 바로 독서토론 수업이다. 그때의 기억이 내가 독서모임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한 씨앗이 되었다.

     

    그 수업에서 운 좋게 배울 점이 많은 친구들과 한 팀이 되어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이라는 꽤 두꺼운 책에 대해 발표를 했다. 사실 책을 정할 때 제목만 보고 정한 거라서 이렇게나 두꺼울 줄 몰랐다. (선정된 책 중에 가장 두꺼워서 거의 벽돌급이었다!) 발표를 준비할 때는 살짝 후회가 되었지만 생각해보면 이런 기회가 아니라면 언제 그런 책을 읽을까 싶기도 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내가 스스로 읽지 않았을 여러 가지 책을 접하고 나와는 다른 생각을 들으면서 '아, 이래서 사람들이 굳이 독서모임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수업 때는 그동안의 수업에 대한 소감을 말했는데, 20여 명이 되는 학생들 앞에서 당당하게 독서모임을 해볼 거라고 말했다. 그때는 지금보다 나의 생각을 표현하는데 서툴었음에도 모두의 앞에서 나의 사적인 생각을 서슴없이 드러내는 분위기가 정말 정말 마음에 들었다. 어쩌면 그 수업이 내 독서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독서에 조금 관심 있는 사람에서 독서를 신뢰하고 좋아하게 되는 사람으로의 전환기가 아니었나 싶다.

     

    만약 모임을 위한 회원을 성공적으로 영입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화상 모임을 진행한다면 블로그에 그 후기를 작성할 생각이다! 이번 독서모임에서 어떤 경험을 할 수 있을지 정말 기대가 된다. 함께 책을 읽는 다면 혼자 읽을 때보다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된다. 원하는 사람이 없어서 이번 모임이 취소가 된다고 해도 이번 연도 안에는 꼭 모임을 성사시킬 것이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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