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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숨] #1 단순하지만 깊은 세계, 미니멀리즘을 만나다숨쉬다 2019. 10. 6. 14:02
미니멀리숨 #1 나만의 공간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나만의 공간을 갖게 된다면, 오직 나를 위한, 나에 의한, 나만의 공간을 만들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ㅎㅎ) 무엇이든지 언니와 나눠 쓰던 어릴 적 경험이 이런 공간에 대한 관심에 한몫한 듯하다. 휴학하던 시기에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막힌다 싶으면 인테리어나 공간 디자인 책을 한 두 권씩 구해와 뒤적거리곤 했다. 여느 날처럼 책장 앞에서 기웃거리던 중 <3평 집도 괜찮아!>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엥?? 3평짜리 집이라고???'
흥미로운 제목에 이끌려 냉큼 책을 데려왔다. 하얀 배경에 파란 글씨. 심플한 책 표지도 마음에 쏙 들었다. 그 어떤 책 보다 집중해서 읽었다. (이건... 거의 시험을 치를 때의 집중력이었다.) 사진도 많아서 금방 읽었다. 3평만큼 작은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에 대한 책이었다. 자신만의 작은집을 직접 지으며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에게는 마치 마블의 슈퍼히어로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너무나 멋있는 사람들. 본받고 싶었다. 책을 읽기 전까지, 나에게 집이라는 것은 움직일 수 없고 구매하기도 어렵고 직접 만들 수도 없는 것이었다. 이런 고정관념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를 정도로 너무나 당연한 생각이었다. <3평 집도 괜찮아!>를 읽고 나서 그런 고정관념들이 모두 부서졌다. 우리는 생활 방식을 선택할 수 있으며 생각보다 더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다. 정해진 삶의 방식은 없고 우리가 만들어 갈 뿐이다.
기존의 생활방식을 아무 고민 없이 받아들이지 않은, 스스로의 생활방식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나에게 너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 책을 기점으로 비슷한 책들을 찾아 읽었다. <행복의 가격>이라는 책을 통해서는 이동할 수 있는 작은 집인 '타이니 하우스'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노 임팩트 맨>을 통해서는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며, 인간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배웠다...
...내가 관심 있어하는 모든 것들은 하나로 연결되고 있었다. 바로 미니멀리즘.
물질만능주의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매일 무언가를 구입하고, 소비하고, 너무나도 쉽게 버린다. 작은 페트병에서부터 큰 집까지... 물질적인 풍요는 우리에게서 물질을 아끼는 마음을 빼앗아 갔다. 이런 상황은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간편해 보인다. 일회용품을 사서 설거지할 필요 없이 그냥 버리면 되고, 감당하지 못할 만큼 구매한 물건들은 집안 어딘가에 던져놓으면 된다. (집의 대부분이 사람이 아닌 물건들을 위한 공간처럼 보인다.) 언제부터 편리한 것이 좋은 것이 되었을까? 생각해보면, 우리를 괴롭히는 정서 문제와 환경 문제는 모두 우리가 그토록 좋아하는 편리함으로부터 나왔다.
이런 문제들을 직시하고, 삶을 충만하게 살 수 있도록,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단으로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미니멀리즘이다. 미니멀리즘에는 어떤 규칙도 없으며 그에 대한 실천방식도 실천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두 남자의 미니멀라이프> 책 27쪽 참고) 내가 생각하는 미니멀리즘이란, 일상에서 의미를 가지고 진정으로 소중한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미니멀리즘은 최대한 적게 가지기에 대한 것이 아니다. 나에게 의미가 있는, 딱 필요한 만큼만 가지는 것. 나만이 아닌 지구 전체를 생각하는 것. 그것이 전부다. 처음 미니멀리즘을 접했을 때는 신세계였다. 나의 생활방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미니멀리즘을 통해서다. 나도 미니멀리스트들처럼 떠나고 싶을 때 발목을 잡는 물건들 없이 바로 떠날 수 있는, 그런 쾌감을 느끼고 싶었다.
그 후로 천천히 미니멀리스트가 되어가고 있다. 차근차근... 나에게 꼭 필요한 것들만 남겨두려고 노력하고있다. 아직 편리함을 다 놓지는 못했다. 엄청난 중독성이 있는 편리함을 놓기란 아직 나에게 너무나 어렵다... 그래도, 미니멀리즘을 만난 이후로 내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해간다는게 느껴진다. 하나하나 변해가고 있고, 변해갈 생각이다.
이 블로그를 처음 만든 것도 미니멀리즘에 대해 모두에게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직 미니멀리즘에 대한 경험이 별로 없기 때문에 글을 쓰지 못했지만 앞으로의 경험을 기록해나가면서 언젠가 미니멀리즘에 대한 책을 쓸 것이다. 나의 이름을 당당히 걸고!
홀가분해지고 싶다.
나에게도, 지구에게도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다.
단지 그런 마음이었다.
언젠가 나 자신을 미니멀리스트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날,
기쁜 글을 써놓겠다. 내가 바로 미니멀리스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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