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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기록] <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
    읽다 2020. 8. 28. 16:22

    <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 그레타 툰베리, 스반테 툰베리, 베아타 에른만, 말레나 에른만 지음

    읽은 날짜 20200827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친구들과 화상으로 모여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2명에서 시작한 모임이 4명으로 늘어났다! 호호호... 적은 인원이지만 생각보다 더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주일마다 안부를 묻고 생각을 나누니 더 가까워지는 느낌도 든다. 코로나 시대에 이런저런 사회적인 모임이 꺼려진다면 이렇게 화상으로 만나 독서모임 등을 진행하는 걸 강력 추천한다! 거리는 멀지만 마음은 가까울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매번 돌아가면서 원하는 책을 선정하는데(벌써 세 번째 책이다!) 이번에는 기후 변화에 관한 책을 선정했다. 사실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는 그레타 툰베리라는 인물을 전혀 몰랐다. 유럽 국가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인물인 듯하다. 책 제목에서 '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은 매주 금요일에 그레타 툰베리가 진행한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 시위'를 의미한다. 1인 시위로 시작한 움직임이 많은 청소년들의 동참을 이끌어냈다. 2018년 12월 유엔 기후변화 콘퍼런스에서 연설을 하기도 했으며 그 영향력이 얼마나 컸던지, 2019년에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다고 한다.

     

    말레나 에른만, 스반테 툰베리, 베아타 에른만은 그레타의 엄마, 아빠, 동생이다. 말레나 에른만은 스웨덴의 유명한 오페라 가수이며 스반테는 연극배우다. 책의 내용은 소주제마다 각기 다른 일화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족 구성원들의 심리학적인 병증을 고백하며 해결해 나가는 과정기후 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알아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나눈다. (그레타 툰베리는 아스퍼거 증후군(대인 관계 장애, 행동 기능 장애), 자폐증 등을 앓고 있으며, 베아타 에른만은 미소포니에(특정한 소리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신경병증) 등을, 말레나 에른만은 ADHS를 앓고 있다.)

     

    그레타 툰베리가 학교에서 기후 문제를 접한 이후로 가족들도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다. 기후 변화가 이미 우려했던 수준이 넘어섰다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 인간의 모든 활동이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며 특히 비행기를 타는 것은 그 어떤 행동보다 가장 이산화탄소를 대량으로 발생시키는 '문제 행동'이라고 강조한다. 이 가족들은 '비행기 포기 선언'을 한 상태다.

     

    장애와 기후 변화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우리가 애써 외면한다는 것이다. 비정상적으로 발생하는 정신적인 문제와 기후 문제를 들추어내며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있는, 현대 사회의 심각한 문제점을 꼬집고 있다. 이 가족이 장애를 받아들이고 위기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기후 변화를 해결해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이제는 변화할 때라고, 아니 그보다 혁신할 때라고 말한다.

     

    2020년 여름, 우리는 기후변화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장마기간에 전국에 폭우가 퍼부었다. 새벽 5시, 엄마의 부름에 화들짝 깨어 거실로 나가본다. 밖에서는 천둥 번개와 퍼붓는 빗소리가 요란하다. 우리 집이 처음으로 신발장까지 물이 찼다. 대전으로 이사 온 후 10년이 넘도록 이런 적이 없었는데...? 너무나 놀랐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촛불 주위에 둘러앉아서 비가 잦아들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우리 집은 신발장만 희생되었다. 하지만 모두가 우리 같지는 않았다. 집이 물에 잠겨 버린 이웃의 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미니멀 라이프(자신에게 소중한 것, 필요한 것만 가지는 삶)를 접한 이후 푹 빠져 버렸다. 가뜩이나 복잡한 나의 머릿속 때문이지 뭐든지 간단한 것에 끌렸다. 미니멀 라이프는 환경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이후로 환경에 대한 관심은 조금이나마 가지고 있었다. 꼭 필요한 물건을 좋은 품질로 사서 오래 쓰고, 에어컨은 너무 더울 때가 아니면 자제한다. (너무 많이 트는 것은 건강에도 좋지 않다!) 일회용 생리대 대신에 몇 년 전부터 생리컵과 면생리대를 이용하고 있다. 장을 볼 때 가방을 꼭 챙겨간다. 하지만 잘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정말, 많다.

     

    사실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도 나는 깨어있는 사람이라고 우쭐했던 것 같다. 이 책을 보고 돌아보니 크게 변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전히 플라스틱과 비닐 쓰레기를 한 무더기씩 생산해내고 있다. 참 부끄러운 일이다. 평소에 실천하던 미니멀리즘을 유지하면서도 더 큰 행동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플라스틱과 비닐 쓰레기다! 최근에 언니네로 이사 가면서 배달음식을 많이 시켜먹었는데, 그때마다 일회용기 쓰레기가 한 무더기 나왔다. 한 번 사용되고 죽어버린 물건들을 보면서 죄책감이 들었다. 이제 집에서 직접 요리하는 걸 즐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레타 툰베리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잘못된 행동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고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다. 게다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비난하는 사람까지 있다. 어떤 논란이 있든지 그 사이 기후 변화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는 정말 혁신할 때이다. 2020년이 이렇게 많은 일들로 물들여진 것은 그만큼 현대사회의 문제점이 서서히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는 증거다. 2021년은 어떤 한 해가 될까? 사실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이런 두려움이 바로 우리 모두가 무언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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