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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목차
오늘의 요약
나고야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꽤 볼거리가 많은 나고야 시 과학관을 추천한다!오늘의 가계부 (당시 환율 기준)
[음식] 키시멘 / 730엔 (7,008원)
[관광] 나고야 시 과학관 입장료 / 400엔 (3,840원)
총 10,848원나고야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간다. 눈 깜빡하면 한국으로 갈 것 같다. 벌써 한국이 그리운 기분이다.
아침으로는 역시나 아침 카레를 먹었다. 오늘도 건강에 좋은 야채 카레를 먹는다. 라운지의 냄새와 분위기가 너무나 익숙해졌다. 대학교 기숙사 라운지의 냄새와 분위기를 닮았다. 썩 기분 좋은 냄새는 아니지만, 앞으로도 생각날 것 같은 기분.
아침을 먹고 단장을 한 뒤 일을 시작한다. 6월 불렛저널 테마 작업. 생각했던 대로 잘 나와서 만족스럽다. 반 정도 끝내고 점심을 먹기로 한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진 미소국과 후리카케 밥 그리고 김까지! 이제는 질려버렸지만, 딱히 음식 욕심이 없어서 한 끼 밥 사 먹는 게 아까운 나에게는 고마운 식사다.
점심을 먹고, 궁금했던 아이치현 도서관으로 향한다. 이 정도면 스케줄이 한국에 있을 때와 별반 차이가 없다. 오늘은 날씨가 흐리다.
1. 아이치현 도서관 방문기
일본에 오기 전에 하고 싶었던 일이 두 가지 정도 있다. 바로 일본 현지의 수영장 가보기와 도서관 가보기다. 결국 수영장은 가지 못했지만 도서관은 구경할 수 있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도서관에 가는 길이다.
분주한 직장인들 사이를 유유히 걸어간다. 문득 현지인들은 나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한눈에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아보려나? 외형에는 별로 차이가 없어서 일본인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 여행 와서 느낀 점은 내가 타인의 시선과 사회의 암묵적인 룰에 많은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특히나 그러한 룰이 뚜렷한 일본에 오니 나의 특성이 드러난다. 주변 사람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니 눈치를 보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건 좋지만 눈치도 적당히 눈치껏 봐야지, 친구야.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유난히 흘러가는 생각이 많은 날이다.
정말 궁금하던 도서관에 왔다. 전반적으로 아날로그 분위기가 흐른다. 열람좌석에 앉아있는 사람들 중에서 그 누구도 노트북을 사용하지 않았다. 여기저기 기웃대다가 한국책을 만나서 반가웠다. 한국에 돌아가면 한국의 소중함을 더욱 알 수 있겠지.
계단을 오르다가 마주친 아저씨가 빤히 쳐다본다. 추측건대 우측통행인데 좌측통행으로 길을 막아서 그런 듯하다. 일본에서는 지역에 따라서 암묵적으로 우측통행과 좌측통행이 나뉜다. 아직 일본의 규칙에 익숙하지 않다. 기분이 안 좋아졌지만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 어쩔 수 없다.
대충 둘러보고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원래는 숙소에 가서 일하려고 했지만, 어제 못 가본 나고야시 과학관에 가보기로 한다.
2. 나고야시 과학관 방문기
과학관 주변의 나무들은 덩치가 커서 시원한 분위기를 풍긴다. 엄숙하면서도 편안하고, 다정하면서도 차가운 느낌. 이곳을 쭉 지키고 있던 나무에 비해 나는 이방인이 된 느낌이다. 오늘따라 일이 잘 안 풀리는 내가 그렇게 생각해서일지도 모른다. 호호...
입장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표를 샀다.
‘들어갈까 말까, 가치가 있을까? 일본어 밖에 안 보이는데 어쩔까 저쩔까…’
내가 하도 우물쭈물 대니 판매원분께서 까칠한 표정으로 일본어 읽을 줄 모르냐고 물어보신다. 그렇다고 하니 영어로 된 판을 내밀어주셨다. 반가운 영어판! 역시나 친절하기로 유명한 일본에도 불친절한 직원이 있구나. 다음부터는 영어로 인사 먼저 해야겠다...!
과학관 안에는 다양한 실험 기구들이 즐비했다. 신기한 기구들, 체험들이 많아서 한 번쯤 와보면 좋겠다. 나도 다음에 친구들과 함께 또 오고 싶다.
오늘 유난히 기분이 상하는 일들이 많이 겹쳤다. 역시 인생은 오르락내리락 롤러코스터다. 오늘 든 생각은 사람은 자신이 행동하는 대로 된다는 것이다. 자신감 없이 행동하면 자신감이 없어지고, 자신감 있게 행동하면 자신감이 있어진다. 그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고 자신감을 충전해 본다. 아무래도 혼자서 여행하니 의지할 사람이 없어서 더욱 당당한 행동이 필요하다.
3. 나고야 키시멘 체험기
과학관에서 돌아온 뒤 일을 마저 끝내고, 즉석에서 알아본 키시멘을 먹으러 갔다. 숙소에서 걸어서 3분 거리! 주인 할아버지 혼자 운영하고 계셨다. 일본 특유의 오픈주방 형태라서 조금은 부담스러웠지만 자리에 앉아 키시멘을 시켰다. 혼자 드시던 손님도 나가시니 나와 주인분만 남았다. 키시멘을 시키자마자 이리저리 사부작 거리시더니 5분도 안 되어서 뜨끈한 키시멘이 나왔다.
키시멘은 나고야의 대표 음식인데, 우동과 비슷하지만 면발이 넓은 게 특징이다. 개인적으로 뜨끈하고 짭짤한 면 요리를 좋아하는 편이라 너무나 기대하며 한 입 먹어보았다. 역시나 면발 자체가 쫄깃한 느낌! 살짝 짰지만 내 입에 맞아서 국물까지 싹싹 비웠다. 정직한 맛이어서 호불호가 갈릴 맛이다.
모두 비우고 계산을 하려 하니 주인분께서 고맙다고 해주신다. 외국 손님이 혼자 들어와 남김없이 싹싹 먹은 것이 뿌듯하셨나 보다. 또 뭐라고 말하셨는데 나의 짧은 일본어 실력으로 번역에 실패했다. 대충 잘 먹어줘서 고맙고 또 오라는 말 같다. 주인분의 얼굴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하루를 훈훈하게 마무리하는 기분이다.
숙소에 들어와 온천에서 푹 씻었다. 개운하다. 나만의 캡슐에 들어가 나만의 시간을 가진다. 오늘이 나고야의 마지막 날 밤이다.
아래 영상에서 오사카와 나고야 브이로그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고 있으니 맨 아래 링크트리를 통해 구경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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