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독서 기록]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읽다 2020. 3. 3. 21:08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사이먼 사이넥 지음, 타임비즈

    읽은 날짜 20200303

     

    지난 1월에 불렛저널을 제작하면서 이달의 책으로 선정한 사이먼 사이넥의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를 이제야 읽게 되었다.

     

    페루와 볼리비아 여행을 준비하면서 언젠가 읽겠지 싶은 마음에 무거운 책을 꾸역꾸역 가져갔는데, 이곳저곳 이동하는 시간이 굉장히 많았지만(기본이 5시간이었다.) 책을 펼쳐서 조금 끼적이다말고 미리 저장해놓은 넷플릭스를 시청하거나 잠을 자곤 했다. 변명을 하자면 이동하는 것조차 피곤해서 보기 싫었다. ㅎㅎ 핑계의 결과, 한 달 동안 이 책 한 권을 읽지 못하고 여행이 끝나버렸다. ㅋㅋㅋㅋ 배낭에 힘들게 이고 다니면서까지 읽을 거라고 다짐하던 나는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넷플릭스의 즐거움을 택했다. ㅎㅎ 그래서 한국에 돌아와 이제야 부랴부랴 읽게 되었는데, 앞으로는 이달의 책들을 선정하면 미리미리 읽어야겠다.


    책을 한마디로 정의 한 것이 바로 책의 제목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는 '왜'를 강조한다. 작가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인물들의 특징을 언급하며 자신이 발견한 소위 '골든 서클'에 대해 설명한다. 세 가지 원으로 이루어진 이 골든 서클은 안쪽부터 순서대로 '왜', '어떻게', '무엇을'로 이루어져 있으며 (자신을 포함해서)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은 '골든 서클'의 안쪽, 즉 '왜'에서부터 나온다고 주장한다.

     

    골든서클인간의 뇌 부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인간의 뇌는 안쪽부터 순서대로 '변연계'와 '신피질'로 이루어져 있다. 감정을 통제하는 인간의 뇌 가장 안쪽 부분인 변연계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직감을 일으키며,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신피질이성을 담당하는 부분이다. 이때 감정을 통제하고 있는 두뇌의 영역에는 언어능력이 없어서 우리가 왜 무엇에 끌리는지 설명하기 어렵다. 우리가 무언가에 끌릴 때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영감을 주는 인물뿐만 아니라 회사 같은 조직이 어떻게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말한다. 이때 많은 예시로 모두가 아는 기업인 애플을 언급하는데(작가는 애플을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다.), 애플 등 성공한 기업이 왜 최고가 될 수 있었는지 그리고 다른 기업들이 왜 망해가는지 모두 골든 서클로 설명한다. '왜'에서 출발해 '어떻게'를 지나 '무엇을'으로 나아가는 기업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줄 수 있다. 반대로 '무엇을'만 추구하면 구매가 이루어질지언정 감명을 줄 수는 없다.

     

    충성심 높은 고객들은 회사의 '무엇을'에, 즉 제품에 감명받은 것이 아니다. 그들은 그 회사가 추구하는 '왜'에 감명을 받는다. 자신이 추구하는 '왜'와 회사가 추구하는 '왜'가 일치하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 그리고 같은 '왜'를 추구한다는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그들의 삶에 그 회사의 제품을 끌어들인다. 이 충성심은 절대 강제적인 방법으로는 생기지 않는다. 뇌의 가장 안쪽 부분에서 우러나오는 직감이 충성심을 이끈다.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그 회사에 끌리게 되는 것이다.

     

    언급되는 모든 이야기가 '왜'로 연결되는데, 작가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꾸준하고 마음에 들었다. 나에게는 그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콕 집어주는 족집게 강사처럼 느껴졌다. 최근 들어서야 '의미'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내가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할지 모두 가장 안쪽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왜'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제라도 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사실 지금까지 성장하면서 나는 '왜'가 아니라 '무엇을'에 집중했다. 그래서인지 그 답은 항상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하고 싶은 것이 없는 아이로 남아있었다.

     

    우리 사회는 '왜'가 아닌 '무엇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어떠한 삶의 의미를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무엇을 하느냐는 가장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의미를 실현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 직업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신이 원해서 현재의 직업을 선택했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적어도 자신이 현재 직업을 통해 실현하고 있는 의미를 만들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

    나도 항상 고민하고 있다. 삶의 의미를 만들어냈지만 가끔 나의 신념에 따라서 명료하고 일관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어렵다. 이 고민은 당분간 계속될 듯하다.

     

    무엇을 하든지 나의 의미를 실현할 수 있다면, 그걸로 좋다. 삶의 의미를 실현하는 방법을 다양할 테니까.

    그렇게, 나만의 의미를 실현하며 소소한 삶을 살아가고 싶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