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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숨] 20200520 오랜만에 쓰는 최신 순간들 (0516 무한 자전거)숨쉬다 2020. 5. 20. 22:04
오늘의 숨을 오랜만에 쓰게 되었다. 거의 5달 만에 기록하는구나.
사실 이번에 올라간 6월의 불렛저널에 대해서 써야 하는데, 갑자기 오늘의 숨을 쓰고 싶어 졌다. 그래서 쓴다.
최근에 하는 일 없이 그냥 집에서만 있기 때문에 딱히 쓸 말은 없겠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나중에 다시 기억하고 싶은 최신 순간을 담아 놓아야겠다.
최근 들어 가장 재밌었던 일? 어쩌면 고통스러웠던 일은 바로, 자전거를 타고 대전의 3분의 2에 달하는 거리를 다녀온 것이다. 요새 운동을 다시 꾸준하게 하고 있어서 천변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거나 조깅을 하러 가는데 5월 16일에는 유난히 날씨가 흐리흐리하니 자전거를 타도 정수리가 뜨겁지 않아서 좋았다.
그것이 문제였다.
평소에는 뿌리공원 쪽으로 많이 가기 때문에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저쪽으로 계속 가면 뿌리공원이 나오는데... 반대쪽으로 계속 가면 뭐가 나오지????????'
지도를 보면 되겠지만 그것은 재미가 없다. 직접 경험해 보아야 한다.
마치 게임에서 지도의 검은 부분을 없애가듯이 처음 가는 길을 즐기며 천변을 계속해서 달렸다.
애니메이션에 나올 법한 풍경이다. 미래와 과거가 교차되는 느낌이 들었다. 어디까지 갈지 정해놓지도 않은 채 그저 달리기만 했다. 점점 도시를 벗어나고 꽤나 큰 강이 이어졌다. 아마 금강이었던 것 같다. 자연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자전거 타기가 최적의 운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행복했다. 은근한 햇살과 날아가는 새들 그리고 초록색이 펼쳐진 평원까지! 혼자만의 시간은 언제나 좋다.
공사하는 곳을 지나 계속해서 달리니 자전거 종주길이 나오고 언덕을 넘고 다시 내려가니 어느새 로하스 하천생태공원까지 도달했다.
핑크뮬리가 벼과인 것은 여기서 표지판을 보기 전까지 몰랐다. 핑크 뮬리가 한때 예쁘게 자랐을 것 같은 공원이다. 주변은 아직 개발 중이라서 살짝 유령도시 같은 느낌? 이 들었다. 특유의 분위기가 났다. 그래도 큰 아파트 옆이다 보니 공원에 아이들과 함께 놀러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나중에 뮬리를 보러 와야겠다. 근데 핑크 뮬리는 언제 봐야 하는 거지??
조금만 더 가면 대청댐이 나온단다. 표지판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너무너무 힘들어서 결국 로하스 공원에서 얼마 못가 발길을 돌렸다. 대전에 살고 있지만 아직도 안 가본 곳이 많다. 당일치기 여행을 하고 온 기분이었다.
근데 예상치 못한 여행이어서 그 흔한 물통 하나도 안 가져왔다. 궁금증 때문에 맨몸으로 부딪히다니! 그래도 너무나 재밌다. ㅎㅎ 돌아오면서 끝이 없는 천변 풍경을 보며 질리도록 발을 굴렸다... 반 정도 돌아왔을 때는 허벅지가 소멸되는 느낌이 들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지금 생각해도 나는 미쳤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에 가서 저녁을 먹으리라는 의지를 연료로 불태워 드디어 천변을 벗어나고, 도로를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려서 집에 도착했다!!!!!!! 오자마자 누워버렸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게임을 정말 좋아했는데 이제 게임이 필요 없다. 현실에서 이렇게 모험해보는 게 더 재밌다. 인생이 더 재밌어졌다. 좋다.
돌아올 때는 후회했지만 나름 재밌는 기억이 되었다. 그 후 며칠간 천변에 가지 않았다.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오늘 오랜만에 천변에 가서 운동을 하고 돌아왔다. 요새 다시 운동을 시작하니 활기가 생기는 느낌이다. 찬물 샤워도 해보고 있는데 절대 익숙해지지는 않지만 하고 나면 피가 도는 느낌으로 개운하다.
아 근데 맨날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이러다가 폐기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뜩이나 겨울에 페루에 가서 많이 타고 왔는데 요새 귀찮아서 선크림을 안 발랐더니 손과 얼굴이 엄청 타버렸다. 영상을 촬영할 때 내 손이 카메라 앵글에 들어가면 카메라가 밝기를 엄청나게 올려준다. 고마운 녀석이다.
생각나는 대로 적는 오늘의 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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