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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기록]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읽다 2020. 11. 10. 10:40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니콜라스 카

    읽은 날짜 20201109

     

    독서기록을 모두 작성했는데 공개발행을 하니 글 내용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 하하하하하. 거의 2시간을 작업한 글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지다니 참... 임시저장과 자동 저장은 크롬에서는 작동을 안 한다고 한다. 앞으로는 다른 브라우저를 쓰거나 더 안전한 곳에 글을 먼저 쓰고 티스토리에 옮겨야겠다. 아래는 다시 쓴 글이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몇 달 전에 중간까지 읽고 방치해두었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을 마저 읽었다. 평소에 스마트폰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도 디지털화에 대한 경계심을 마음껏 표출하고 있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인터넷이라는 도구가 우리의 뇌 구조를 직접적으로 바꾸고 있으며, 그에 따라 공감과 열정 등 섬세한 인간성을 희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도구는 인간의 뇌 구조를 변화시키는데, 인터넷도 예외는 아니다. 인터넷을 사용하게 되면서 정보가 홍수처럼 밀려오자 우리의 뇌는 그에 맞는 구조로 변형되고 있다. 산더미 같은 정보들 사이에서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 뇌의 기본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쏟아지는 정보로 인하여 우리의 뇌는 과부하 상태가 되며 더욱 산만해진다. 당연히 오랜 시간을 소모하는 깊은 이해와 깊은 감정이 무뎌진다. 물론 많은 정보들 속에서 신속하게 처리하는 능력이 발달하고 있지만 그에 따라 우리의 인간적인 면이 함께 희생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서로가 떨어져 있어도 언제나 연결되어 있는 초연결 시대인 만큼 스마트폰은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침투해있다. 내가 가장 처음 이 '정신 산만'을 경험한 것은 나만의 스마트폰이라는 것을 처음 갖게 된 대학교 신입생 때부터다. 그때는 이런저런 행사나 과제 그리고 준비물이 넘쳐났기 때문에 카카오톡이라는 사회 연결망 서비스를 통한 대화가 폭발하던 시절이었다. 알림 설정을 해놓지 않으면 정보를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불안했고, 알림이 울리면 무엇을 하고 있든 그만두고 파블로프의 개처럼 달려가 내용을 확인하곤 했다. 점차 스마트폰과 내가 하나가 될 즈음에 자유가 억압받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무언가에 속박된 듯한 답답한 그 느낌... 그 후로는 카카오톡의 알림을 꺼놓은 상태다.

     

    그때 이후로 지금까지 카카오톡을 통한 실시간 연락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지만 자유롭지 못한 느낌은 여전하다. (연락은 잘 되지 않지만 그 사람과 실제로 함께 있을 때는 오롯이 집중하겠다는 나만의 다짐을 했다.) 해야 할 일에 집중하기 위해 핸드폰 알림을 차단하지만, 조금이라도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순간 퍼뜩 스마트폰에 의식이 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사용에 대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 주도권을 쥐는 것은 이 똑똑한 녀석이다. 나도 위에서 언급한대로 '인터넷 인간'이 된 것이다.

     

    언젠가 이 속박(?)으로부터 벗어날 생각을 하고 있다. 아마 오래 걸릴 것 같다. 이 어지러운 시기에 사람들과 만나지 않고도 돈을 벌고,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인터넷이라는 도구를 너무나 잘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언제나 경계심을 늦추지 않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시간, 독서 시간, 그리고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는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다. 스마트폰이라는 하나의 존재에 내 자신이 얽매이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힘이 들겠지만 계속해서 이 녀석과 줄다리기를 할 것이다.

     

    디지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경험하면 좋겠다. 인식하지 못했지만 우리가 생각보다 엄청난 영향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현대의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그로 인해 나의 인간성까지는 내려놓지 말자. 나의 의식을 다른 것이 아닌 내가 붙들고 있길 바라자. 앞으로는 그런 일이 더욱더 어려워질 테니까.

     

    나의 오롯한, 소중한 시간들을 인터넷이라는 감정 없는 도구에 제물로서 바치지 말자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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